지중해와 중동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어디선가 달콤하고 고소한 향기에 이끌리게 되죠. 그 주인공은 바로 겹겹이 쌓인 얇은 반죽 사이로 견과류와 시럽이 폭포처럼 어우러진 바클라바(Baklava)입니다.
비슷해 보이지만 한 입 베어 물면 나라마다 확연히 다른 개성을 뽐내는 바클라바! 터키, 그리스, 그리고 레바논의 바클라바가 어떻게 다른지 그 미묘한 차이를 파헤쳐 봅니다.
바클라바 삼국지: 터키, 그리스, 레바논의 달콤한 자존심
바클라바의 뿌리는 오스만 제국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, 각 나라의 풍토와 입맛에 맞게 독자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.
1. 터키 (Türkiye): 피스타치오의 진한 풍미와 '가즈안테프'의 자부심
바클라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종주국답게 터키식은 강렬하고 원초적인 단맛이 특징입니다.
* 핵심 재료: 선명한 초록빛의 피스타치오를 아낌없이 넣습니다. 특히 세계 최고의 피스타치오 산지인 '가즈안테프' 스타일을 최고로 칩니다.
* 특징: 설탕 시럽을 베이스로 하여 매우 달고 촉촉하며, 버터의 풍미가 아주 진합니다. 반죽(필로)을 종잇장처럼 얇게 밀어 수십 겹을 쌓는 기술이 예술의 경지에 가깝습니다.
2. 그리스 (Greece): 호두와 시나몬 향이 감도는 따뜻한 맛
그리스인들에게 바클라바는 종교적인 의미도 담긴 특별한 디저트입니다. 전통적으로 그리스 정교회의 사순절 기간을 상징하는 33겹의 반죽을 쌓아 만듭니다.
* 핵심 재료: 피스타치오보다는 호두를 주로 사용하며, 향긋한 시나몬(계피) 가루를 듬뿍 섞습니다.
* 특징: 시럽에 꿀을 섞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터키식보다 더 끈적하고 깊은 풍미가 느껴집니다. 오렌지나 레몬 껍질을 넣어 산뜻한 향을 더하기도 합니다.
3. 레바논 (Lebanon): 꽃향기가 흐르는 우아하고 담백한 매력
중동의 미식 국가 레바논의 바클라바는 앞선 두 나라에 비해 훨씬 가볍고 우아합니다.
* 핵심 재료: 캐슈너트나 소나무 잣을 많이 사용하며, 결정적으로 시럽에 장미수(Rose water)나 오렌지 꽃수를 첨가합니다.
* 특징: 단맛이 상대적으로 덜하며, 입안 가득 퍼지는 은은한 꽃향기가 특징입니다. 반죽의 바삭함을 최대한 살려 식감이 경쾌하고 한 입 크기로 작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.

입안 가득 터지는 달콤함과 피스타치오를 원한다면 터키식을, 꿀과 시나몬의 따뜻한 조화를 선호한다면 그리스식을, 은은한 꽃향기와 가벼운 바삭함을 즐긴다면 레바논식 바클라바를 추천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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